30년간 한우물 공략과 무차입 경영 등 돋보이는 위기관리경영으로 사상 유례없는 섬유산업의 불황을 이겨 나가는 섬유업체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대구3공단에 있는 건풍산업(대표 이지철). 건풍은 지난 70년대초 창업이래 지금까지 폴리에스테르 직물 가운데 란제리.잠옷.블라우스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샤무즈' 품목만 고집해 높은 가격으로 미국등 선진국시장을 뚫고 있다. 한 품목만 고수하다 보니 국내 최고 품질의 샤무즈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동일품목을 생산하는 타업체에 비해
야드당 10센터 이상의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한우물을 파는 것은 설비교체 비용 절감 등 원가부담이 경감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게 건풍측의 설명이다. 건풍은 그러면서도 샤무즈 한 품목에서만 수십 종류로 제품을 세분화해 단품목에서 '소량다품종생산시스템'을 구현한 몇 안되는 기업으로 꼽힌
다. 이와는 별도로 일찌감치 대구섬유업계의 염원인 산업자재.기능성의류 분야에도 눈을 돌려 여기서 연간 60억원 가량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분야에서 건풍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바이어들과 20년 가까이 거래를 유지하는 등 해외에서도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첨단소재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건풍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차입경영을 몰락의 지름길이라고 보고 단기 무역금융을 제외하고는 부채를 멀리해 왔다. 이 때문에 건풍은 지역에서 대표적인 무차입경영 기업으로 손꼽히며 섬유산업의 침체에도 불구, 경영위기를 겪지 않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철 사장은 "대구섬유는 너나 할 것 없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 지속적인 품질개발, 뼈를 깎는 자구노력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260억원의 매출을 올린 건풍은 서울사무소를 통해 대부분의 제품을 미국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