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양고기는 안파나요?” 요즘 백화점 육류매장에서는 이런 질문을 하는젊은 여성들을 종종 볼 수 있다.때 아닌 양고기를 찾는 이유는 바로 올여름 최고의 화두인 다이어트 때문.일명 ‘화학반응 다이어트’ 때문에 양고기를 구하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이 다이어트는 수년 전 유행했던 ‘덴마크 다이어트’의 변형버전으로 하루 세끼를 정해진 식단대로 2주일간 먹으면 몸 속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살이 5∼12㎏ 정도 빠진다는 다이어트.토스트,삶은 계란,블랙커피 등이 주 식단이라는 점에서 덴마크다이어트와 비슷하다.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낯선 양고기와 자몽,컬리플라워가 필요해 요즘 백화점 식당가에는 이를 구하려는 여성이 종종 눈에 띈다.
예전에는 주로 낱개로 판매되던 자몽이 5∼6개씩 한꺼번에 팔리는 것도 화학반응 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부터다.

이 다이어트로 4㎏을 감량한 회사원 박인순씨(25)는 “현기증이 다소 있고 감량이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못미쳤다”면서도 “다이어트 후 그렇게 소원하던 비키니를 입을 수 있었다”고 활짝 웃는다.

유난히 노출패션이 두드러진다는 올여름,다이어트는 이 땅의 모든 ‘통통족’에게 필수 과제가 됐다.특히 바캉스철이 다가오면서 다이어트 상품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국내 백화점에서는 팔지도 않는 양고기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뱃살을 빼준다는 운동기구 AB슬라이드는 한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스포츠매입팀 김창재 대리는 AB슬라이드에 대해 “안전사고 보도 이후 매출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 점포에서는 하루 평균 80여개,주말과 휴일에는 120개가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밝힌다.기존 제품에 비해 사이즈가 작고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운동효과를 볼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러닝머신과 조깅화등 ‘달리기 다이어트’에 필요한 운동제품도 부쩍 잘 팔리는 제품.

‘먹어서 빼자’는 의미에서 생식다이어트도 각광받고 있다.생식은 곡류를 찌거나 볶아서 가공하는 기존의 선식과는 달리 껍질을 벗기지 않은 자연상태에서 곡물과 해조류 등을 그대로 가공해 만드는 것으로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은 반면 칼로리는 낮아 한끼 식사로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칼로리를 조절해준다.풀무원생식,황성주생식,뉴트리슬림 등 종류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데 적어도 30가지 이상의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런가 하면 ‘제2의 AB슬라이드’를 노리는 신종 운동상품도 출시되고 있다.다이어트 벨트에 진동소자를 집어넣어 허리,허벅지에 두르고 있으면 진동에 의해 살이 빠지고 마사지 효과도 있다는 ‘헬스센스’ 등이 그것. 헤어케어 전문브랜드 팬틴은 톱모델의 다이어트 비결을 알려주는 ‘톱모델의 토털 뷰티케어’라는 비디오를 최근 출시했다.다이어트 네 글자로 선명히 기억될 2001년의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