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 영화 '친구'의 흥행으로 70년대 패션이나 소품이 인기를 얻은
것 처럼 창업에서도 고전 방식을 활용한 외식사업이 점차 늘고 있다.

이른바 '홈 메이드(Home made)'라 불리는 이 업종은 일괄 생산된 식품과 달리 어머니의 손맛처럼 정성과 영양을 담은 점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홈메이드 외식업 대부분이 각 매장에서 즉석 제조를 하기 때문에 맛과 재료가 신선하다는 점도 고객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업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유망 홈메이드형 외식업종을 소개한다.

◇옹기 건강즙 전문점=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모으는 업 종으로 주로 과일즙과 호박즙 등을 즉석 제조해 판매한다.

옹기건강즙 전문점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하던 방식을 통해 즙을 만들며 스텐레스 용기 대신 전통 옹기를 이용해 건강에 좋은 각종 재료를 한약재와 함께 달인다.

이를 통해 영양소 파괴도 줄이고 원적외선 효과도 있어 건강에 좋은 영양성분이 생긴다.

포도, 사과, 배 등 각종 과일이 주로 건강즙 원료로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다이어트 붐을 타고 채소를 이용한 즙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점포크기는 10평 정도면 되고 임대료, 시설비 등을 포함한 창업비용은 6000만~8000원선.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점=우리나라에서는 공장에서 제조한 아이스크림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게 보통이지만 유럽의 경우 수세대를 거치며 터득한 홈메이드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전문점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홈메이드 방식을 통해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맛도 차별화된 점이 특징이다.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은 점주의 창의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모으는 재료는 과일로 싱싱한 제철 과일을 밀크 원유와 혼합해 즉석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이밖에 단맛을 싫어하는 성인계층을 겨냥해 인삼이나 녹차, 버섯 등 각종 건강재료로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테이크아웃형 판매가 많아 점포 크기는 10평이면 충분하다. 점포비와 시설비 등을 모두 포함해 9000만~1억원 정도의 창업비용이 소요된다.

◇저온숙성 칼국수전문점=밀가루 음식은 일반적으로 소화가 잘 안된다는게 통념.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쌀처럼 소화가 잘되는 칼국수를 만들어 즐겼는데 이게 바로 저온숙성 칼국수다.

임금님상에 올랐다는 저온숙성면의 비밀은 손 맛에 있다. 반죽을 하고 일정 기간 숙성시키면 아무리 끓여도 불지 않고 소화도 잘되는 저온숙성면이 된다.

이 같은 특징을 활용한 저온숙성 칼국수 전문점은 손으로 직접 만들고 숙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해 일반 칼국수 전문점에 비해 품이 많이 들지만 맛이 좋고 소화도 잘 돼 인기가 높다.

점포는 15평 이상이면 충분하고 창업비용은 임대료, 각종 기자재 등을 포함해 7000만~1억2000만원 정도 든다.

◇즉석 철판 샌드위치 전문점=흔히 샌드위치라고 하면 촉촉한 빵에 고기와 야채를 넣어 만든 후 서늘한 곳에 보관해 시원하게 먹는 게 보통이지만 즉석 철판 샌드위치는 특별 소스를 바른 빵을 철판에 구은 후 고기와 야채 등을 넣어 만든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에스프레소 커피와 샌드위치를 함께 판매하는 업종으로 샌드위치를 미리 만들지 않고 고객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맛이 좋다.

철판 샌드위치는 또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칼로리나 영양이 풍부하고 한 개당 가격이 3000~4000원으로 싼 편이다.

점포는 5평 이상이면 충분하고 점포 임대료, 시설비 등을 포함해 8000만 ~1억원 정도의 창업비용이 든다.

◇야채 손국수 전문점=우동의 면발도 손맛이 가미되면 면과 맛이 한결 달라진다.

이 때문에 일부 우동전문점은 직접 우동 반죽을 하고 있는 데 야채 손국수 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직접 반죽을 하고 일정 분량씩 만들어 냉장고를 이용해 숙성시킨 다음 면을 만드는 데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매장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처럼 사용 재료에 따라 종류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야채 재료로는 당근이나 쑥, 호박, 시금치 등 건강에 좋은 야채를 비롯해 인삼 등 차별화된 면을 만들 수 있다. 점포크기는 15평 이상이면 되고 창업 자금은 점포 구입비 등을 포함해 9000만~1억원선.


<전문가 조언>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은 창업분야에서도 통한다. 뉴비즈니스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이전부터 내려오던 것을 조금 변형해 기술이나 인테리어, 상품 서비스 등을 업그레드한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요즘 인기를 얻는 홈메이드형 외식업은 IMF이후 어려운 시절을 회상시키며 등장하던 복고풍 창업바람과도 일맥 상통한다.

옛날 사업의 부활이라는 점에다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고급스러움을 추구 하는 모습은 디지털시대의 대표적 추세인 '다품종 소량 생산'과 '고품격 휴머니티 추구'와도 적합하다.

미래학자들의 예측을 들지 않더라도 앞으로 가장 유망한 창업 분야는 인간의 숨결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휴먼 비즈니스다.

홈메이드형 업종의 인기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다. 인간의 손길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을 감안해 상품 제조나 서비스 등에 정성을 다하고 건강과 자연이 살아있는 음식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