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 안철수
이제 백신하면 모두가 그를 떠올린다.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대학원 박사. 미국 펜실베니아 경영공학석사. 국내 최초 컴퓨터바이러스백신 프로그램 개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학박사 출신 벤처경영인. 국내 컴퓨터 백신시장의 믿음직한 지킴이. 컴퓨터 백신의 대명사 역할을 하는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대표이사 등 안철수(38) 박사 뒤에 따라다니는 많은 수식어들은 그를 잘 표현해주는 말들이다. 국내의 쟁쟁한 CEO들을 제치고 외부로부터 그런 인정을 받기까지 그는 잠자는 시간외에는 오로지 백신프로그램과 경영에만 주력해왔다고 한다.

(주)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 한글'의 MS社 매입을 둘러싸고 온나라가 시끄러웠다. 아래아 한글은 한 회사의 프로그램 상품이기 이전에 국가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 맥아피社의 천만불 인수제의를 거절한 대한의 컴퓨터 천재가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대만만이 자체 개발 컴퓨터 백신을 갖고 있는 현실을 살펴볼때 그의 업적은 더욱 놀랍다. 기술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 그는 어떻게 이러한 놀라운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천재라는 타 이틀 이면에 숨겨진 그의 피나는 노력, 백신 프로그램 개발의 뒷얘기, 천만불을 거절할 수 있었던 그의 저력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본다.



☞ 성공 비결 1 : 명예와 돈을 빼고 생각하라

보장된 의사직을 포기하고 백신 연구소를 세운 안철수는 벤쳐기업인이 되기위한 기반작업으로 펜실바니아 대학으로 테크노 MBA를 하기 위해 떠난다. 유학중에 안소장과 접촉한 맥아피社 회장은 연구소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기술 인수에 천만불을 제의하는데.. 세계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맥아피社는 일본 백신회사를 막 삼키고 우리나라 백신 시장마저 독점하려는 저의를 가지고 시도한 포섭이었는데, 88년 우리나라 최초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이래 무료로 일반에게 백신 프로그램을 공개했던 안소장. 그는 당시 그다지 좋지 못했던 연구소 사정에도 불구하고 단호히 천만불을 거절한다. 선택의 상황에서 돈과 명예를 뺀다는 안소장. 천만불대신 우리나라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V3'를 지켜낸다.


☞ 성공 비결 2 :좋아하는 일에 미친다

내성적이던 안철수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일은 꽃가꾸기, 동물키우기 기계조립및 독서. 그의 가장 큰 취미인 독서는 입시준비로 바쁜 고3때도 변함없이 계속됐다. 의대공부 와중에도 컴퓨터에 빠져지낸 그는 토막시간도 아껴 책을 봤고 백신을 연구했다. 그리고 공부를 할 땐 벼락이 쳐도 알아듣지 못 할만큼 빠져드는 집중력을 보여줬는데. 그가 의학자이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연구의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일에 매순간 집중하는 열정, 그것이 있기에 가능했다.


☞ 성공 비결 3 : 기초부터 튼튼히!

고3 때 전교 1등을 차지한 안철수의 공부법은 특이했다. 요령을 부리지 않고 책에 충실하자는 것. 사실 초등학교 때 그의 성적은 중간을 맴돌았고 중학교 때에도 일등한 기억은 없다. 그러나 책으로 착실히 기초부터 다져온 그에게 고교시절의 전교 1등은 당연한 결과였다. 뭐든지 책으로 기초를 쌓아야 된다는 공부 신조는 하다못해 바둑을 배울 때도 적용되었다. 1달간 바둑책 50여권을 탐독해서 배운 바둑은 1년이 못되어 아마 2급의 수준이 되었다. 의대에 진학해 공부할 때도 의과대 족보대신 교과서를 보았고, 컴퓨터를 공부할 때도 기계를 사기 전에 1년간 책으로 기초를 닦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초 다지기는 오늘날 세계 백신업계가 주목하는 그의 V3백신 프로그램의 기술력으로 나타났다. 그의 V3 프로그램은 현재 한 달에 두 번 갱신, 늘 앞서가는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 성공 비결 4 : 다른 이에게 충실하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되었지만 동물실험중에 고통받고 공부에 대한 과중한 스트레스로 고통받기도 했다. 그래도 성실하고 집중력있는 공부덕분에 성적은 늘 상위, 대학을 마치자 스물 여덟의 나이에 바로 교수로 단국대에 임용되었다. 거기다 독학으로 공부한 컴퓨터도 국내 최초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수준에 올라있었는데.. 그러나 두 가지 모두를 할 순 없는 일. 그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미국 NIH의 연구원 자리까지 따놓은 상태에서 그는 결국 보장된 의과 공부보다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연구를 선택하게 되는데...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에 관한 한 세계적 권위자!

그를 따라다니는 별명도‘바이러스의 퇴마사’컴퓨터의 히포크라테스’등 여러가지다. 의과대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지난 88년 자신의 디스켓이 뇌(c브레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밤을 꼬박 새워가며 ‘백신’(Vaccine)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것을 같은 처지에 빠진 사람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주면서부터 다른 행로를 걷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의대 조교, 단국대 의대 학과장으로 활동하는 와중에도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마다 즉시 백신을 제작해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자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95년 마침내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동안 걸어온 의학의 길을 접고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창업자로 변신한 것이다.



<안철수가 말한다.>



● 백신은 신속한 업그레이드가 성공의 열쇠..


"세계 3대 바이러스 생산국인 우리 나라에서 최고의 치료제가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의 안철수 소장은 V3 시리즈의 인기 비결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백신 프로그램은 업그레이드가 빨라야 한다.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를 얼마나 빨리 치료하느냐가 성공의 열쇠인 것이다. 한 해 수십개의 바이러스가 쏟아지는 우리 나라는 백신 업체들에게 좋은 시험장이다. 바로 그 한 가운데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안 소장이 백신 프로그램 개발에 뛰어든 지 10년이 넘었다. 바이러스 박사가 다 되었을 성싶지만 늘 새로운 병균과 싸워야 하기에 그는 언제나 출발점에 서 있다. 그는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10개의 백신을 하나로 묶은 토탈 V3 안티바이러스 솔루션으로 여기에 맞서겠다"고 말한다.

● 빌게이츠를 본받지 말자!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조차도 빌게이츠란 이름은 안다. 10년 전만 해도 그는 한국 에 왔을 때 장관급 면담도 어려운 신세였으나, 이제는 세계 각국의 대통령들이 그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 지금 그는 미국의 호황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얼굴이 되었다.
정보통신업계에서 성공한 벤처기업가들에게는 흔히 '한국의 빌게이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되고, 당사자들도 빌게이츠를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빌게이츠가 벤처기업가의 모델로 적합할까? 필자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빌게이츠는 초기에는 프로그래머로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했으나 회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훌륭한 경영자로의 변신하여 지금의 초일류 기업을 일궈냈다. 이렇듯 기술적인 기반을 가지고 창업을 한 프로그래머나 엔지니어가 경영까지 맡아서 하는 것을 벤처기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생각하기 쉽다.
가장 성공한 벤처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벤처기업의 모델로 많이 인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빌게이츠가 이러한 드문 재능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프로그래머 출신의 창업자가 사업가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공식을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빌게이츠가 경영자로서는 배울 점이 많지만, 벤처기업가의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빌게이츠는 과연 천부적인 경영자이다. 확고한 비전 하에 적절한 마케팅 전략과 관리 체계를 수립해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았으며, 인터넷으로 인하여 패러다임이 바뀔 때 거함으로 비유되는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순식간에 인터넷 중심으로 재편해 놓았다.
그러나 빌게이츠처럼 두 가지 방면 모두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엔지니어로서의 재능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경영자로서의 빌게이츠를 꿈꾸기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당신이 매니아라면 자주 컴퓨터를 끄십시오.


훌륭한 프로그래머는 컴퓨터광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학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나 짠다고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이 과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해박한 지식이 있고 교육에 대한 정확한 방법론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프로그램의 순서가 나오고 메뉴가 나오는 것입니다. 코딩기술이 좋다고 해서 프로그램을 잘 짜는 것은 아닙니다. 필자나 주변의 경험에 의하면 업무용 프로그램을 짤 때도 가장 시간이 걸리고 중요한 일이 업무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그 다음에 코딩이야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도구를 사용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일하는 사람이 연장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결국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려고 한다면, 적어도 단순 코딩기술자가 되려는게 아니라면 시선을 컴퓨터 모니터가 아니라 현실에 돌려야 합니다. 우주와 자연, 인간과 사회, 고등생물에서 미생물에이르기까지 그렇게 고도록 잘 짜여진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단세포동물에도 엄청나게 많은 코드가 있으며, 입력과 출력시스템, 생명유지와 생산시스템이 고도로 효율적인 기획으로 짜여져 있음을 과학은 발견하고 있습니다. 석굴암 하나만 해도 그게 단순히 어림짐작으로 조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종교에 대한 정보, 돌에대한 정보, 빛과 기후에 대한 정보, 민심에 대한 정보, 주변상황에 대한 정보 등등이 수집되고 거기에 깊은 염원을 담아 기획한대로 프로그래밍을 한 것입니다.
당신이 매니아라면 자주 컴퓨터를 끄십시오.
꼭 필요한 때에만 컴퓨터를 켜겠다고 다짐하십시오.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한다면 더더욱 그러십시오. 자연에서 배우십시오. 역사에서 배우십시오. 사람에게서 배우십시오. 그리고 나누십시오.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죄다 창고에서 시작했다고 당신도 창고를 얻어놓고 세상과 격리된채로 컴퓨터에 매달리고, 인터넷을 돌아다닌다고 세상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한국의 빌게이츠'가 아닌 '한국식의 프로그래머'로 당신을 세계에 알려나갈 야심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아니 어쩌면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생각을 아주 바꾸어보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매출 100억을 넘어선 그의 경영철학은 이렇다.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
-정직한 기업
-성실한 기업
-공부하는 기업
-인간적인 기업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 정직한 기업, 성실한 기업, 공부하는 기업, 인간적인 기업이 되고자 늘 노력합니다. 벤처기업의 핵심 포인트는 아이템이 아니라 벤처기업인의 ‘됨됨이’입니다.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과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겸손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들을 보며 그들보다 못한 자신은 당연히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자만하지 않으며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소위 말하는 ‘노력파’다.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 국내 최고의 바이러스 전문가로서 ‘항상 배우고 노력하는 기업’을 추구하는 안철수 박사. 그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그가 믿고, 또 성공한 요인은 ‘기술력’과 ‘준비’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