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GE를 이끈 웰치회장의 3가지 리더십 비밀
오는 2002년 1월이면 잭 웰치는 20년 동안 맡아 온 GE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웰치와 함께 했던 GE의 20년은 변화, 개혁, 혁신, 혁명의 연속이었으며 기업경영의 역사를 새로 쓴 매우 가치있는 시간들이 었다. 그 과정 속에서 GE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시장가치 1위)이 되었다. 물론 그 성장과 변화의 선두에는 언제나 웰치라는 거목이 있었다.
잭 웰치는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서 추앙받아 왔으며 지금 그에 대한 찬사또한 변함이 없다. 타임지나 포천지, 비즈니스위크 등 일류 매거진들도 앞다투어 그를 칭송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런 찬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GE의 성장에 대한 웰치의 많은 공적들 중에 핵심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는 것은 한 평생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겨 왔던 부하와 인재의 육성에 대한 노력과 정열이라는 웰치 특유의 리더십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잭 웰치가 한 평생 남긴 자산은 다른 무엇보다도 그가 키워낸 수 많은 인재와 리더들의 성공사례, 그리고 그와 관련한 행적에서 찾을 수 있다. Teacher입장에서, Coach입장에서, 그리고 Cheer Leader입장에서 역할을 수행한 그의 리더십을 살펴본다.
1. Teacher로서의 잭 웰치
GE 핵심인력 양성의 총본산인 GE 크로톤빌 연수원(Corporate Leadership Development Center)의 최고의 핵심 강사는 다름아닌 잭 웰치이다. 크로톤빌연수원 미션이 "GE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이 새롭게 일어나도록 하고, Best Practice를 발굴하며, 이를 경영현장에 적용, 전파함"에서 볼 수 있듯이 GE 회장의 비전을 실현 전파하는 곳이다. 이 곳의 핵심강사가 웰치 회장 자신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다.
잭 웰치는 크로톤빌 연수원을 변화와 개혁의 관제탑으로 활용했다. 크로톤빌은 그가 수 많은 인재들에게 자신의 경영철학과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완벽한 장을 마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매월 1-2회 이상 크로톤빌을 방문하여 GE 임원들(연 평균 1,000여명)에게 강의를 해 왔다. 그는 이곳에서 회장이 아니라 웰치교수, 웰치박사로서 강의를 한다. 대개 그의 강의는 크로톤빌 주요프로그램의 大尾를 裝飾한다. 웰치는 매번 강의를 시작할 때면 GE에서 Workout 프로그램 실시로 유명한 'Pit'이라는 원형강당에 들어가 먼저 청중들 좌석에 앉아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참석자들도 웰치회장한테 겁을 먹거나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그들로부터 솔직한 감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 아무도 그를 미스터 웰치라는 존칭어로 부르지 않고, 다만 친근하게 "잭"이라고 First Name을 부르고 있다. 참석자들과 간단한 대화가 끝나면 비로소 강단 중앙으로 나아가 강연을 시작한다. 그의 주된 강의 내용은 물론 그의 경영철학과 리더십 등 GE의 비전과 가치관에 관한 것이며 대게 3-4시간정도 강의 및 대화를 나눈다. 웰치회장은 일찌기 다음과 같은 말로 크로톤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나는 단순한 변화가 아닌 변혁을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크로톤빌에서 시작되기를 바란다"
웰치는 그래서 크로톤빌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적자원개발이 너무 중요하여 여타 경영대학원이나 교육훈련기관에 위탁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부단하게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강의를 직접하는 이유는 경영철학을 전파하고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면과 함께 GE 기업문화의 변화를 선도하는 교육현장이 바로 경영현장의 중심이라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웰치의 인재양성에 대한 또 다른 업적은 GE를 "자기변혁하는 리더십 엔진"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그가 리더십 엔진 제조에 어떻게 성공했는지는 후계자 선출시 그가 사내에 풍부한 유력후보를 준비해 놓았다는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GE 출신의 미국내 기업 CEO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주요 10개의 회사에서 GE출신의 인재를 CEO로 지명하여 GE는 "CEO 아카데미"라고 불릴 정도이다. 경험을 축적한 경영자를 원할 때는 많은 기업들이 GE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웰치가 뛰어난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전사적으로 양성하고 있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가 외부로 스카웃 되가고 있으며 웰치와 경영진도 그들의 활약을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30만 GE임직원 중 3%만의 핵심인력만이 크로톤빌에 입과할 수 있으며, 이수경력은 곧 개인경력에 중요한 인정을 GE 내·외부로 부터받게 된다. 즉 크로톤빌은 GE 인재양성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2. Coach로서의 잭 웰치
잭 웰치는 젊었을 때부터 집단 활동으로부터 성공을 거두려면 "팀웍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그래서 그는 팀 매니지먼트와 리더십에 관해서 철저히 코치한 것이다. 전 GE의 부회장과 얼라이드 시그널 CEO였던 로렌스 보시디는 이렇게 회고 하고 있다.

"잭은 GE 크레디트 카드에 있었던 70년대 후반부터 나를 코치해 주었다. 코치로서 잭은 비즈니스를 꿰뚫어 보는 힘, 강인함, 용기를 갖고 신속히 결정하는 행동력, 조직이 명확한 가치관을 가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내게 가르쳐 주었다. 나는 얼라이드 시그널로 옮긴 후부터 잭에게서 배운이론을 충실하게 실행했다. 인재를 평가할 때 지켜야 할 점, 평가를 메모할것, 부하와 만나서 꼼꼼히 이야기를 나눌 것, 인재육성에 시간을 할애할 것 등이었다."

그리고 전 GE 대형가전사업부 CEO 딕 스톤사이퍼는 이렇게 회고 하고 있다.

"그는 믿기 힘들 정도로 터프한 코치로, 불쑥 찾아와서는 부하와 비즈니스 에 관한 다양한 각도의 의견을 늘어 놓고는 휙 돌아 가버리곤 했다. 잭의 가르침은 평소에 부하를 잘 파악해서 그들을 위해 싸울 준비를 하라는 것이었다. 웰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코치하였다. 어떤 때는 전화로 또 어떤 때는 크로톤빌의 경영간부 미팅 후 자기 방에서, 귀가하는 길에..... 결국 그는 거의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용하였다."한편 실리콘밸리의 경영자들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시스코 시스템즈의 존 챔버스도 웰치에게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하며 GE의 경영컨셉을 도입하려고 부단하게 애쓰고 있다. 웰치는 舊經濟, 新經濟를 떠나서 모든 업종의 코치로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웰치가 본격적인 코치로서 변신하기 시작한 것은 적자생존의 사회진화론의 신봉자에서 탈피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조직의 계층을 축소해 나간 지 몇 년이 지나 사회진화론이 조직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GE에는 유능하고 명석한 헌신적인 임직원들이 많았는데 이미 그들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웰치는 "헤엄치든지 빠져 죽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사회진화론을 버리고 수영을 가르치는 코치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숨쉬기 조차 곤란한 빡빡한 조직에서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지, 임직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는 사내 어디에서든지 미팅을 열고 프로그램을 작성하였다. 88년 워크아웃을 선언하고 관료주의를 배제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찾아내는 활동에 전 사원을 끌어 들였다. 그 후 웰치의 대규모 코칭 활동에 의해 "Change Acceleration Program(CAP)", "Best Practice 공유", "6시그마 프로그램"을 주도해 나갔다.

3. Cheer Leader로서의 잭 웰치
20세기 최고의 리더로서 칭송받는 잭 웰치의 평가는 그의 성공적인 경영에서만 원인을 찾아서는 안될 것이다. 그 또한 결점이 있고, 때로는 불합리한 일도 벌이고 잘못된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자기 일에만 집착을 하기도 하는 보통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적이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매년 몇 천명에게 직접 메모를 해서 건네주고 있다. 사내 뿐만 아니라 사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속 깊이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이다.
냉정한 경영자 잭 웰치의 리더십에 대한 또 다른 이면에는 부하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격려해 주는 치어리더로서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한평생 부하육성과 부하들을 독려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는 자기가 쓸 수 있는 시간의 70% 정도를 사람에게 쓰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의 직원들에 대한 사기진작의 구체적인 공식적 모습은 주인의식 고취와 과감한 권한위양으로 나타났다. 업무의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직원들에게 활력을 넣어주고 지식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직원들을 자유롭게 해주며 관리층을 슬림화 하여 모든 관료주의를 타파하였다. 웰치는 CEO가 된 뒤 7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리며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목적을 달성하였다. 이른바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통하여 직원들을 경영현장에, 의사결정과정에 참여시켰던 것이다.
결과는 관료주의 타파, 업무프로세스 개선, 조직간 벽 허물기 및 생산성 향상 등으로 나타났다. 조직내 벽을 허물고 계층을 슬림화하는 것 만큼 조직활력화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벽 허물기 리더십이 바로 직원들의 사기진작, 근무의욕 상승 그리고 탁월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잭 웰치는 1999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모든 기업경영은 자신감에서 시작된다. 워크아웃은 우리를 더욱 빠르게 만들었고, 다양한 아이디어에 더욱더 열린 자세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모두가 기업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GE를 더 나은 기업으로 만들었다."조직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웰치 혼자서 감당할 일은 물론 아니었다.
그는 중간관리자는 팀의 일원이자 코치로서, 치어리더로서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들의 임무는 통제가 아니라 촉진하는 것이며 그들은 직원들의 흥을 돋우고 칭찬할 수 있어야 하며, 축하해 주어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경영자는 힘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웰치의 치어리더로서의 모습은 최고 인재에 대한 보상으로서도 구체화 되고 있다. 그는 1999년 3월에 무려 2만 7,000여명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하였다. 그는 인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제도가 매우 건전한 경영전략이라고 믿고 있다.

웰치는 CEO가 된 뒤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도록 전사원들을 교육시키고 격려하는데 힘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지원한 것이 바로 "학습조직"이라는 기업문화이다. 조직내 모든 리더가 "자기가 학습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가르치는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조직내 인력들을 보다 현명하게, 보다 고도의 스킬을 보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업의 승패를 좌우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GE에서 단행한 근본적인 개혁은 "세계 최대의 가르치고 학습하는 조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여기서 경영자는 모든 부문에서 코치하고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학습 나아가 조직학습을 실현하는 것은 기업경쟁력 확보에 기틀이 되는 핵심요소인 것이다. 즉 기업의 학습능력이 곧 기업경쟁력인 것이다.
웰치회장은 경영성과의 근간이 되는 조직활동의 성공요인은 "팀웍과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그의 탁월한 경영성과는 그의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으며, 그의 리더십은 다름 아닌 인재양성에서 그 핵심을 찾을 수 있다. 그는 20년 GE의 CEO 기간동안을 Teacher, Coach 및 Cheer Leader로서 몸소 실천하여 왔던 것이다.
결국 사람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잭 웰치가 GE를 떠나게 되면 남는 것은 그가 20년 동안 양성한 우수한 인재들과 그들의 또 다른 성공신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