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전환시대의 새로운 장수 상품
변할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았던 일본에도 대전환기가 찾아온 것 같다. 기존의 '장수 상품'이 정말로 힘을 못 쓰고 있고 여기저기서 점진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인은 지금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선수의 활약상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신문의 한 면을 이치로, 신조(新庄), 노모(野茂)가 연일 점거하고 있고 경제지의 뉴스사이트가 분(分) 단위로 이치로선수의 타석 정보를 경신하며 전하고 있다. 손해를 보는 것은 일본 국내의 프로야구다.

스포츠 관람물의 대표격인 자이언츠팀 대전에 대한 평균 TV시청률은 지난 4월에 사상 최저 수준인 17.4%[간토(關東)지구의 경우, 비디오리서치 조사, 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이것은 전년동월에 달성한 20%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가시마(長嶋茂雄) 감독이 취임한 1993년에 비하면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므로 심각한 상태라 하겠다.

이치로는 오릭스구단 재적 당시에 퍼시픽리그에서 7년 연속 수위타자로 빛을 발한 뛰어난 선수다. 그러나 꿈의 타율인 4할 가까이 도달했을 때에도 지금과 같이 화제의 대상은 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를 통해 일본인은 이치로선수를 재발견하게 됐고 그와 동시에 미국 프로야구라는 새로운 가치에 대면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이언츠를 정점으로 구축된 일본 야구를 외면하게 됐다.

자이언츠팀 경기의 인기가 하락한 한편, 시청률 세계에서는 또 하나의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의외의 프로그램이 2배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국회의 실황중계다.

모리(森)정권 시절이었던 2000년 1월부터 금년 4월까지 NHK종합텔레비전에서 방송된 국회 실황중계의 시청률은 평균 2.4%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이즈미(小泉) 신정권 발족과 동시에 시청률이 뛰어올라 5월 7일의 소신표명연설은 6.4%를 기록했다. 그 뒤 중의원 예산위원회 등에서의 격렬했던 논전의 중계는 6∼7%대를 기록했는데, 이것은 국회중계에 이어 방영된 스모 하계시즌의 휴식시간 직전의 시청률을 상회했다. 고이즈미 지지율 80%에 대한 구체적 '실감'이 여기에서 나타난다.

일본서 잘 팔리는 상품 Best 20
"현대의 일본은 소비과잉사회의 국가다. 일반국민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무엇을 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정책은 누가 만들더라도 비슷하겠지만 국민의 관심을 끄는 인물이 총리가 됐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사상가인 후루모토(古本隆明)는 이렇게 평가한다.

현대는 모든 것을 기호화하여 소비하는 사회라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정치체제는 국민에게 있어 소비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지금 파벌정치라고 하는 기존의 장수 상품은 버려지고 '괴짜'라고 불리던 인물이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치전환과 더불어 시대는 종래의 주류에게 있었던 매력을 급속히 빼앗아 가고 있다. 소위 '장수 상품'에 대한 세대교체 동향을 통신, 금융 등 몇 가지 분야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다이얼업의 독점은 끝나고 브로드밴드 시대 도래

아주 최근까지 인터넷의 장수 상품이라면 전화와 모뎀을 사용한 '다이얼업'이었다. ISDN(종합디지털통신망)회선을 개통한 사용자는 주위에 이를 자랑하곤 했었다. NTT는 인기 연예인그룹을 동원하여 'ISDN이 인터넷을 쾌적하게 해준다'고 활발하게 선전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맹렬한 진화는 기존의 장수 상품을 금새 진부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지금 인터넷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브로드밴드(광대역)화, 상시접속화의 커다란 조류다. ISDN은 내로우밴드(협대역)의 대표로 격이 떨어진 대신에 새로운 장수 상품으로 솟아오른 것이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선)이다. 기존의 전화용 동선을 활용하면서 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화나 ISDN은 거의 NTT도자이(東西)의 독점상품이었지만 ADSL은 다르다. NTT도자이의 전화선(동선)이 타사에도 개방됐기 때문에 NTT전화국에다가 가입자 자택과 연결하는 ADSL모뎀을 설치하기만 하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화의 목표를 세우기도 쉬워 신규 사업참여자가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신규 참여가 쉽다는 것은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대형 ADSL 사업자로서 창시자적 존재인 도쿄(東京)메타릭통신은 지난 주 소문이 나돌던 자금회전 악화에 의한 경영위기를 공식 발표했다. 서비스제공은 계속하지만 현재는 제3자할당증자의 후보자와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ADSL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비스제공지역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건실한 신규 사업참여자는 아직도 많고 NTT도자이나 니혼(日本)텔레콤 등 기존 통신전화회사들도 ADSL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금년 3월부터는 광섬유를 집안까지 끌어들이는 'FTTH(Fiber to the Home)'의 공급이 시작됐다. 제공자는 최대 유선방송업체로 알려진 유선 브로드 네트웍스(usen)다. 통신속도는 ISDN의 1,562배인 매초 100메가비트다. usen의 서버에서 CD-ROM 1매를 통째로 다운 받는데 51초(이론치)밖에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NTT로부터 회선을 빌리는 ADSL 신규 사업참여자와는 달리 usen은 자체적으로 전주를 따라 광섬유를 가설한다. 이것은 NTT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자체적인 설비능력을 갖춘 경쟁자 출현에 FTTH의 원조를 자처하는 NTT는 당황했다. 그래서 NTT도자이도 금년 7월부터 FTTH 상용서비스를 개시하고 usen에 대항할 수 있는 매초 100메가비트의 서비스도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실제로 FTTH의 제공이 시작된 것은 도쿄도의 일부지만 서비스지역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도 무선활용형 브로드밴드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NTT의 서비스만을 사용하던 다어얼업의 시대는 사실상 끝나고 앞으로는 사용자가 각종 서비스 중에서 마음에 드는 브로드밴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원래 강요된 서비스는 장수 상품이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통신의 장수 상품은 앞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IY뱅크의 혁신성에 초조해하는 은행들

6월에 개업한 IY뱅크는 기존의 은행질서를 깨뜨릴지도 모른다. IY뱅크의 모회사는 이토요카도와 세븐일레븐 저팬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최초로 이업종이 참여한 케이스다.

IY뱅크의 혁신성은 우선 공간과 시간의 확대에 있다. IY뱅크는 지점을 두지 않는다. 서비스 거점은 세븐일레븐 등에 설치된 ATM(현금자동입출금기)다. 초년도에 3,650대(점포)를 설치하고 5년 이내에 약 7,15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원칙적으로 24시간·365일 가동으로 예금인출이나 예금입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이다.

한편 기존은행의 ATM 수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이 약 4,000개, 일본 최대인 미즈호가 3,200개를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가동하는 ATM도 많지 않다.

물론 다른 편의점에서도 은행과 손을 잡고 ATM 전개를 진행하고 있는데 주목을 받고 있는 로손 역시 지난달 마침내 기존은행과 ATM 공동운영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이런 은행주도형과 IY뱅크와 같은 독자적 은행간에는 그 탄생 이후의 전개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 구체적 움직임이 IY뱅크가 아닌 타은행 구좌를 가진 고객의 ATM 이용수수료다. 타행의 ATM을 사용할 경우는 거의 일률적으로 105엔(낮 시간)을 징수한다. 하지만 IY뱅크와의 최초의 제휴은행인 산와(三和)은행은 산와의 카드 보유자에 대해 52엔의 수수료로 IY뱅크의 ATM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산와는 이 52엔을 고객으로부터 받고 157엔을 ATM이용료로 IY뱅크에 지불한다. 금융계의 획일적인 징수체계는 무너졌다.

산와 고객의 수수료를 결정하는 것은 산와은행 자신이다. IY뱅크 입장에서 본다면 "많은 이용자가 찾아오기 쉽도록 고객의 이용료는 가능한 한 낮추었으면 한다"[안자이(安齊隆) 사장]는 요구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것도 IY뱅크가 자체적으로 ATM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IY뱅크는 "(기존의) 은행에게 독점되어 있던 결제라고 하는 인프라에 숨구멍을 텄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전 일본은행의 도가시(富 直記) 퓨처 파이낸셜스트래트지 사장은 말한다. 즉 자기들의 형편과 코스트구조를 전제로 하여 서비스가격을 결정함으로써 금융계의 행동양식을 깨뜨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IY뱅크는 고객수수료를 가능한 한 낮게 하고 이용료는 은행으로부터 받아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용자가 IY뱅크의 ATM을 사용하면 할수록 기존은행의 점포 외부에 있는 ATM과 소형 점포는 적자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존은행은 ATM을 폐지하고 IY뱅크와 제휴하는 편이 고객에게도 또 자기네 은행의 경영에도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종착지는, 고객의 ATM수수료는 自他 구별없이 제로가 되는 세계가 될 것이다.


변모하고 있는 일본영화

어쩌면 일본의 영화산업은 '부활'하게 될지도 모른다. 쇠퇴일로를 걸었던 국내 영화계에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열풍의 중심에 서서 "영화를 산업화하겠다"고 호언하는 사람은 바로 영화프로듀서인 센도(仙頭武則)다. 해외영화제에서는 15개국에서 60개의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프랑스 칸에서도 『萌의 朱雀』(97년), 『M/OTHER』(99년), 『유레카』(2000년)의 세 작품이 높은 평가와 상을 받았다.

센도의 경력은 영화인으로서는 참으로 특이하다. 고베(神戶)제강에서 형상기억합금 영업을 하고 있던 그가 위성방송인 WOWOW의 입사시험에 응시하여 영업직으로 뛰어들었던 것이 11년 전의 일이다. 그 후 염원하던 영상부문으로 배속되자 원래 영화제작에 의사가 없었던 회사를 움직여 중견 실력파 감독과 무명의 신인감독이 찍은 영상작품을 시리즈로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극장공개의 히트작품(예를 들면 재일동포 최양일 감독의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이 나오는 등 일본영화에 새로운 전기를 불러일으켰다.

쇼치쿠(松竹) 등 일본의 메이저 영화사가 제작편수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센도가 다룬 작품은 8년간 44편에 달하고 함께 일한 감독은 32명이나 된다. 98년에 산센토 시네마 웍스(WOWOW 100%출자)를 설립하여 독립했다. 『링』과 같은 공포영화와 『고조(五條)靈戰記』와 같은 시대극, 그리고 유럽에서 그 예술성을 평가받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양이 질을 만든다'는 그의 신조대로 신작을 잇따라 내놓았다. 지금 업계관계자는 그와 산센토社를 뉴메이저 영화사라고 부른다.

센도는 도제 제도가 뿌리깊은 일본영화 세계의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가로도 유명하다. "무엇을 찍느냐는 프로듀서가 결정하고 어떻게 찍느냐 하는 것을 감독이 결정한다"는 할리우드식의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했다. 각본과 필름편집에는 철저히 관여하고 때로는 편집작업에서 신인감독이 예상치도 못한 영화로 탈바꿈시켜버린다. 동시에 센도는 컴퓨터와 근대적 예산관리를 영화계에 도입했다. 예를 들어 말단 스태프와도 고용계약서를 교환하여 보수를 결정한 것은 그가 최초다. 그때까지의 영화제작현장에는 고용계약서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센도는 영화작업을 메이커와 비교하여 이렇게 말하곤 한다. "메이커는 좋은 제품을 만들면 수출하여 돈을 벌게 마련이다." 하지만 센도는 이만큼 영화를 만들고서도 만족하지 못한다. 말할 나위도 없이 일본의 영화산업은 수입초과 상태다. 지금까지의 일본영화는 해외영화제에 초대되어 무대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까지가 한계였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수출이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서 일본 영화시장으로 개선해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금년 5월의 칸영화제에서는 센도가 만든 『달의 사막』을 포함해 이마무라(今村昌平) 작품 등 세 작품의 입상을 바랐으나 큰 상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세 작품이 정식출품될 정도로 이제는 일본영화의 국제적 인지도는 높아가고 있다. "수출을 하려 한다면 수상 운운할 것이 아니라 영화제라는 국제견본시에 상설 부스를 확보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 산센토가 제작하는 작품의 해외판매권은 이미 프랑스 유료방송인 카날 프뤼스가 취득하여 수출의 시동이 걸리고 있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영화를 믿고 있다"고 센도는 말한다. 일본영화의 힘과 가능성, 그것은 뉴 메이저의 자부심과 더불어 존재한다.


스타킹업계의 국면돌파

"전후에 여성과 스타킹은 강해졌다"는 말이 떠돌던 시기가 있었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섬유산업의 성장은 진정 평화가 가져다준 배당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들은 스타킹을 별로 신으려 하지 않는다. 질기기만 한 팬티스타킹은 답답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꺼리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아무 것도 신지 않고 맨 다리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1,500억엔이라고 하는 스타킹 시장은 축소경향이 현저하다. 시장은 줄어들고 있으나 업자는 많고 통신판매로 50엔짜리 아시아국가의 제품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업계에도 가치전환에 의한 국면돌파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여성의 심각한 스타킹 기피증에 제동을 건 것은 [스테이 피트]와 그 자매품인 [스토피]다. 이 두가지 모두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퇴부에서 고정시키는 타입의 스타킹(밴드스타킹)이다.

밴드스타킹의 입구는 실리콘으로 된 미끄럼 방지장치가 붙어 있어 흘러내릴 염려가 없다. 스타킹에 줄이 갈 경우에는 책상 아래에서 살짝 갈아 신을 수 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도 내렸다 올렸다 할 필요도 없으므로 줄이 갈 염려 또한 적다. 금년에 유행하는 스타일의 숏 팬츠를 입어도 허리에서 스타킹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왜 지금껏 이런 상품이 없었을까 싶다. 유럽에서는 매장의 40%가 이런 타입의 스타킹이다. 패션대국 일본에서 팬티스타킹이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것은 기존의 팬티스타킹업계가 아무런 연구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스테이 피트를 만든 트레인 인터내셔널의 하세가와(長谷川康之) 사장은 말한다. 그는 텔레비전 제작회사를 거쳐 광고대행사를 경영했다. 소수의 인원으로 루이비통과 도요타자동차 등 톱 브랜드의 광고를 만들어왔다. 다만 섬유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출장으로 유럽에 가서 이 밴드스타킹이 히트할 것을 직감한 하세가와는 느닷없이 이태리의 공장에 로트를 거는 대담한 행동에 나섰다. 스테이 피트는 언뜻 보기에 병행수입품 같지만 모두 오리지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색깔도, 모양도 차별화할 수 있다.

발주하는 내용 또한 참신하다. 팬티스타킹이라 하면 얇은 포장이 정형화되어 있지만 스테이 피트는 대담하게 작은 상자로 포장했다. "작은 핸드백에도 들어가게 했다. 아마추어다운 심플한 발상이다. 기존메이커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백화점 매장의 집기가 얇은 형태의 상품을 진열하기 좋게 돼 있다는 이유밖에는 찾아볼 수 없다"(하세가와 사장). 처음에는 스테이 피트를 받아주는 백화점이 없어서 수입잡화점인 소니플라자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됐다.

결과는 소니플라자도 놀랄 만큼의 대히트였다. 발매 후 겨우 1개월 만에 1만5,000종의 아이템 중에서 톱 상품으로 약진했다. 이렇게 되자 유명 백화점인 신주쿠이세탄(新宿伊勢丹)도 묵살할 수 없게 되어 급히 매장에 내놓자 하루 만에 600개를 전부 팔았다. 지금은 전국 300개의 백화점에서 이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1년 후인 올해 봄 대형 양말메이커가 잇따라 이 스타킹을 따라했으나 그 사이에도 스테이 피트의 자매품인 스토피는 편의점에서 폭발적인 판매를 보이고 있어 승부는 이미 결정난 느낌마저 든다.

스토피의 전략도 교묘하다. 과자와 같이 작은 주머니에 넣어 여학생들을 노렸다. 지금의 학생들은 정말로 팬티스타킹을 싫어한다. 다만 제복처럼 여기는 긴 양말(하이삭스)은 신는다. 밴드스타킹이라면 양말과 같은 감각으로 신을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발은 갑자기 출현한 벤처브랜드에 의해 전후 두 번째의 대변화를 맞고 있다.

그렇다. 정치가뿐만 아니라 스타킹까지도 바뀌는 시대다. 이러한 가치전환은 소비자의 선택을 통해 확대되어 사회에 정착되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