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이용해 매출 늘리는 최첨단 비즈니스

개인정보 비즈니스는 동전의 양면처럼 부정-긍정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위법행위지만, 잘 활용하면 고객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매출을 늘리는 강력한 무기도 될 수 있다. 개인정보를 살리는 비결, 의외의 힌트를 살펴봤다.

키워드 1
보이지 않는 고객을 발굴

"고객의 구매이력을 전부 알고 싶다."

1996년, 세이부(西武)백화점은 '클럽 온 카드'를 전체 점포에 도입했다. 구입액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고, 쌓인 포인트에 따라 상품권이 발행된다. 흔히 있는 회원제 카드지만, 종래의 백화점카드와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크레디트카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현금으로 물건을 산 고객에 관해서도 '누가, 무엇을, 얼마에 샀는가' 하는 구매이력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클럽 온 카드에 의한 고객분석으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세이부백화점의 진짜 우량고객이 실은 '보통의 사무직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는 줄곧 대기업이나 부자들이 가장 큰 단골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구매이력을 자세히 조사해보니 보통의 사무직 여성도 연간 100만엔 이상 사용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이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우량고객'의 등장에 이 회사 간부는 탄성을 질렀다.

고객정보 활용면에서는 비교적 앞서가고 있다고 하는 유통에서조차도 아직 우량고객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하물며 은행의 경우는 놓치고 있는 우량고객이 더 많을 정도다.어느 상위 시중은행은 데이터회사로부터 고소득자 리스트 400만건을 받아 자기 은행의 CIF(고객정보 파일) 데이터와 대조해봤다. 고소득자 리스트라고 해도 그 내용은 '전문직'(의사, 변호사 등), '고급맨션 거주', '3개 이상의 골프회원권 소유' 등의 명부를 조합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CIF 데이터와 중복된 100만건 가운데 놀랍게도 50만건은 이 은행이 '고소득자로 인식하고 있지 않은' 고객이었다. 은행에는 막대한 개인정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예금잔고의 많고 적음을 보고 우량고객을 판별할 수밖에 없다. 외부의 고소득자 리스트의 활용으로 새삼 알게 된 것은 "자기 은행 구좌에 큰 예금이 없더라도 돈을 가지고 있는 고객은 엄청나게 많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고객은 아직 많다. 어떻게 그들을 발굴해낼 것인가? 한 예로 '데이터 마이닝'이란 방법이 있다. 대량의 데이터 중에서 우량고객을 지정하는데 있어서, 의미있는 데이터 항목, 법칙만을 자동적으로 추출해내는 기술의 총칭이다.

은행의 경우, 예를 들어 기존 고객에게 투자신탁을 팔려는 케이스를 가정해 보자. 숫자는 모두 잠정치지만 총예금이 300만엔 이상 있는 고객은 28%의 확률로 사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300만엔 미만이라면 8.6%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은행들은 총예금이 적은 고객에게는 적극적이지 않다. 그러나 데이터 마이닝을 이용하면 예상밖의 고객의 모습이 보이게 된다. 자기 은행의 ATM을 이용하고 있고 정기예금이 있으며 거래이력이 1∼2년인 젊은 사람(대부분은 신입사원)의 경우 비록 총예금이 300만엔 미만이더라도 투신구입 확률은 30%대로 껑충 뛰는 것이다.

데이터 마이닝에는 전문 소프트웨어가 몇가지나 있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진짜 우량고객은 아직 기존 고객 속에 많이 숨어 있다. 그들을 찾아낼 수 있다면 비즈니스 찬스는 크게 확대될 것이다.

키워드 2
외근사원은 훌륭한 안테나

어느 회사에나 외근사원이 있을 것이다. 영업사원이나 정비·관리 담당자, 생명보험회사의 설계사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 그들은 관점을 바꾸면 개인정보수집의 안테나도 될 수 있다.

닛폰타쿠소(日本宅送)는 자전거를 타고 다이렉트 메일 등을 가정으로 배달하는 주부 팀을 전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경자동차 메이커의 딜러로부터 "황색 번호판이 달려 있는 차(경자동차)가 있는 집에만 전단지를 돌렸으면 좋겠다"는 의뢰를 받았다고 하자. 주부 팀에게 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배달하는 짬짬이 넣게 한다. 그와 동시에 주부 팀은 황색 번호판이 있는 집을 체크하여 그 데이터가 축적된다. 돈을 받고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느 집에 경자동차가 있는지 완전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 딜러에게도 효율적인 전단지 배포를 제안할 수 있다.

도요타, 닛산(日産)의 자동차라고 하면 주부들은 잘 모르지만 '황색 번호판'이라고 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간단한 정보라는 것이 특색이다. 예를 들어 '토지가 딸린 단독주택'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정보도 완전히 갖추어져 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는 단골손님은 부자들을 노리는 신탁은행이다. 신탁은행은 한군데가 아니기 때문에 같은 데이터를 사용해 몇번이고 전단지 배포 장사를 할 수 있다.

통상 전단지 배포는 롤러작전이므로 막대한 양을 뿌려야만 한다. 그런데 닛폰타쿠소의 경우 타깃을 압축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전단지를 배포할 수 있다. 전단지 요금은 경우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으로 한통에 35엔 정도다. 시세의 4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거래문의가 쇄도한다. 배달하는 주부가 동시에 개인정보도 수집하는 '역전의 발상'이 낳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택배편은 물론 도야마(富山)의 의약품 판매로 대표되는 방문판매, 더스킨 등 일용품의 보수·관리, 전력회사의 검침, NHK의 요금징수 등 개인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장사는 따져보면 상당히 많다. 외근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하면 새로운 사업이 보이게 된다.

키워드 3
'전화'로 고객을 확보

전화를 이용한 통신판매와 같은 진부한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특정 전화번호에 관해서 상대의 벨을 울리지 않고 '사용되고 있다',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전'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진테크의 시모다(下田茂) 사장에 의하면 그 용도의 폭은 실로 넓다.

예를 들어 자동차 딜러가 고객의 전화번호 리스트를 진테크에게 넘겨주면 정기적으로 전화번호를 체크해 이전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전한 곳을 조사해 즉각 그곳에서 가까운 자사의 딜러에게 연락하면 자동적으로 차검, 보수·관리 등의 지원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전(이사)은 많은 업종에 있어서 실로 매력적인 정보다. 새로운 가구, 가전제품을 사기도 하므로 지출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모든 전화가입자의 이전을 정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진테크의 정보는 지금 대단한 인기다.

용도는 그것만이 아니다. '여신체크'도 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예로 들어보자. 엉터리 전화번호를 써서 신청해서는 한두달 동안 마구 사용한 뒤 종적을 감춰버리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진테크의 기술을 사용하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화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거짓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이 용이하다.

비록 사용되고 있더라도 "요금미납으로 회선이 정지됐다"는 정보까지 입수할 수 있다. 법인의 경우 전화번호만으로 도산 등의 위험을 사전에 추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신기술에 의해 전화는 개인정보수집의 강력한 도구로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