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

유능한 인재를 보유하고 이들과 함께 오래 근무하는 것은 관리자와 감독자의 중요한 역할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많은 관리자나 감독자들은 이러한 일들은 자신의 역할 밖이라고 생각하여 회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들은 이러한 일이 금전과 업무상의 특권, 수당 등 자신의 통제 영역을 벗어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웹 비즈니스, 정보기술, 생명공학 등 새로운 산업이 대두하고 기존 산업에도 정보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인재의 지식과 능력에 기초한 소프트 자산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그런데 구조조정의 여파로 종신고용 관행이 퇴조하고 노동시장의 유동화가 급진전하면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 자산인 인재의 유동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재유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한사람의 이직은 그 사람의 연간 급여의 100∼250%의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통상 인력 유출은 신규채용 비용, 임시직원 고용에 따른 경비, 교육훈련비 손실, 대체인력의 학습비용, 동료의 사기 저하와 업무 부담, 업무의 연속성 단절 등 직간접 비용을 발생시킨다. 회사 고유의 핵심 기술이나 지식을 가진 인재의 유출은 그 피해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의 유출은 공정 노하우나 거래선 정보와 같은 기업 특유의 무형자산의 증발을 초래한다.

인재유지를 위해 선진기업에서는 보상에서의 경쟁우위를 중시하는 것이 확실하지만 요즘은 관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직은 단순히 보상문제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계발, 인정, 배려, 권한 부여, 재미, 창조적 분위기, 동료와의 관계 등 업무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금전적 이유가 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리더들이 일상적으로 명심하고 점검할 사항을 알파벳 26자에 맞춰 쉽고 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리더들이 해야 할 가장 첫번째 일은 구성원들이 왜 이 조직에 남아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떠나도록 유혹하는지 물어보라는 것이다. 묻지 않고 추측만 하면 진정 원하는 바를 알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때문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는 업무, 경험, 도전, 성장의 기회, 학습, 대화 등 보이지 않는 무엇 때문에 떠난다. 팀원들은 단지 질문을 받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존중받고 가치있고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재유지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나'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돈'이 인재유지의 수단이며, 핵심인재 보유에 대한 책임은 상급자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인재유출의 탓을 조직방침이나 보상체계로 돌린다고 한다. 그러나 종업원 만족과 몰입의 책임은 직속상사인 '나'에 달려 있다.

직원의 경력개발을 지원하라.
직원들은 누군가가 나의 미래를 이야기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경력에 발전이 없다고 생각할 때 전직을 하게 된다. 일선 관리자는 팀원의 경력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하의 고유기술, 관심사, 가치를 두는 일에 대해 부하와 대화하라. 나아가 대화와 관심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피드백까지 해야 한다. 부서원의 경력 옵션에 대해 고려한다는 것은 곧 부서 밖의 변화를 아는 것이며 그래야 대화와 관심과 조언이 가능하다. 경제·정치·사회적 변화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산업과 기술, 직업적 전망과 성공요인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상사가 다른 사람을 경시할 때 '저 사람은 나도 경시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업적과 보수에 대한 반영이 이유 없이 지연될 때, 열심히 잘 했는데 감사표시가 없을 때, 세미나나 심포지엄 참가를 이유 없이 거절당했을 때 부하들은 경시 당한다고 느낀다. 서로간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고 포용하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잘 활용하여 성과와 연계시켜야 한다.

누구나 선호와 편견이 있지만 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스스로 편견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문제다. 느낌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바꾸고 이를 통해 인재를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관성있는 기분을 유지하고 인사와 감사의 말을 할 줄 알아야 하며, 종업원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웃고 악수하고 인사하고 소개해줘라.

모든 것이 다 좋아도 일 속에서 즐거움, 새로운 도전과 성장, 자극이 필요하다.
직무충실화를 위해 직무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시키고 필요기술과 사용하지 않는 재능을 발견해야 한다. 일이냐 가정이냐를 양자택일하라는 업악된 분위기를 제거하고 도울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돕고 관심을 쏟고 배려하라.

열정을 불러 일으켜라.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 총명한 동료와 같이 일하는 즐거움, 즐거운 작업 등 그들이 무엇에 열정을 느끼는지 이해가 필요하다. 직장이 있는 것만으로 기쁘게 생각하라는 식으로는 인재는 떠난다. 시간, 돈, 스태프, 경영층의 지원 등 현실적 제약으로 열정이 식으면 우수인재가 일할 수 없게 되고 그들은 떠난다. 열정을 일으키려면 방해가 되는 조직적 제약을 확인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솔직해지고, 위아래 사람들이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라. 종업원들이 그들의 열정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용기를 북돋워라.

수직적 승진을 요구하는 종업원에 대해 반드시 수직적 상승만이 대안은 아니며 그 근저에는 도전적이고 성장가능성이 있고 새로운 일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이해하고 처방해야 한다.

자기 부서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유지전략의 기본이다.
인사부서에만 맡기는 수동적 자세로는 안되며 핵심 성공요인 작성, 채용 인터뷰, 평가 등에 적극 참여하고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무분석, 인터뷰 가이드, 인터뷰에 외부인 참여, 성격과 기술에 대한 평가도구가 있어야 한다.

정보 없이 일을 잘 하기 어려운 것은 고용주나 종업원이나 마찬가지다.
정보공유에 대한 상사와 부하간의 시각 차이가 큰 것이 현실이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요 정보를 아래로 보내고 창의적 정보를 중시하라. 그리고 연대감, 지원과 정보를 주는 소그룹, 정보 유통채널 등 연계가 필요하다. 정규적인 포럼, 근무시간 중 미팅, 대화할 시간적 여유, 비공식 조찬을 통해 조직과 개인간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

싫은 사람을 위해 일하고 싶은 인재는 없다.
생색내며 얕보거나 부끄럽게 만드는 일은 없는가, 거만하게 구는가, 칭찬에 인색한가, 다른 사람 앞에서 무안을 주는가, 작은 일까지 관리하려 드는가, 다른 사람을 식은 땀 나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가 등을 체크해서 스스로를 교정하라.

멘토(mentor)의 역할을 재정립한다.
스스로 역할 모델이 되야 하고 모델이 되는 사람을 추천한다. 멘티(mentee)가 고유한 스스로의 기술과 능력을 알게 하고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글로 써 있지 않은 조직의 상황을 알려주어 정착을 돕는다.

돈으로 가치를 환산하라.
이직에 따르는 비용은 신문광고료, 채용대행사 비용, 인터뷰 비용, 호텔료, 항공료, 식대, 인터뷰에 소요된 매니저와 팀원의 시간, 대체기간 동안의 업무중단 기회비용, 초과근무로 팀에 오는 과부하, 오리엔테이션과 교육비용, 고객과의 계약 및 사업기회 상실, 사기저하, 생산성 저하, 사이닝(signing) 보너스, 부대 임금, 이사비용, 다른 종업원의 이탈 등 부지기수다.

인재로 하여금 좋은 기회가 바로 이 직장에 있음을 알게 만들어라.
인재들은 항상 일할 곳이 많다. 이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함께 기회발굴을 하라. 그리고 가능하면 그 기회를 '바로 이곳에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라. 사명과 가치에 대한 기술서를 작성함으로써 인재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정의하고 차이를 조정할 수 있다.

원칙이 혁신과 창의를 막고 있다.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혁신을 지원하지 못하고 'No'를 앞세우거나 선례를 찾는 것이 현실이다. 원칙의 원칙이 중요하다. 라이트 형제가 '사람은 왜 날지 못하는가?', 스티브 잡스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컴퓨터를 가질 수 없을까?', 에디슨이 '스위치로 켤 수 있는 불을 만들 수 없을까?', 프레드 스미스가 '하룻밤 사이에 전세계에 소포를 배달할 수 없을까?' 등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디어와 질문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라. 깰 수 없다고 생각되는 원칙도 알고 보면 고정관념일 뿐이다.

금전적 보상 때문에 핵심인재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인정, 자긍심, 존중, 성장 등 비금전적 보상을 중시하라. 칭찬에도 방법이 있다. 칭찬할 일이 있을 때는 그 때 그 자리에서 바로 하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칭찬하고 확실하게 하라. 감사의 표현은 개인적으로 직접 찾아가서 하라. 동료, 가족, 직속상사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라. 메모나 편지, 이메일 등 글로써 칭찬하라.

생각하고 창조하고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줘라.
마음의 공간과 물리적 공간 모두 중요하다. 마음의 내부 공간은 자율적 시간관리와 새로운 방법으로 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다. 물리적 외부 공간은 자신의 업무공간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과 원하는 대로 입고 일할 수 있는 것 등이다.

사실대로 진실을 말하라.
사실을 말하는 것이 포장하는 것보다 상처를 덜 준다. 사실을 말하는 것은 '선물'이다. 종업원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라. 듣지 않는다는 것은 곧 이해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듣되 깊이 이해하며 들어야 한다. 듣기에도 단계별 수준이 있다. 최하위 단계는 단어를 듣는 수준(hearing)이며, 내 기준으로 판단하며 듣기(listening)가 그 다음이다. 판단하지 않고 집중해서 진실로 이해하는 것(empathetic listening), 즉 경청하기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신과 부하가 건강과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라.
건강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감성적으로 최적의 상태'를 뜻한다.

종업원의 업무습관이 크게 변한다든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 있으면 즉시 조치를 취하라.
종업원이 문제를 이야기하면 잘 듣고 같이 해결책을 모색하라.

신세대를 이해하라.
신세대는 마치 다른 종족처럼 당혹스럽고 이해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 세대와 유사한 희망과 야망을 가지기도 한다. 문제는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팀에 남아 공헌하게 하는 것이다. 신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무엇과 함께 성장했는지 파악해야 그들의 마인드세트를 이해할 수 있다.

권한을 위양하라.
고속도로 진입로에 또는 영화관 줄에서 먼저 가라고 양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 것처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개의 관리자는 자신의 권력, 품위, 중요성, 의사결정권에 매달린다. 조사결과는 부하에게 양보할수록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적이며 열정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든다.

이와 같이 이 책에서는 일상관리 속에서 섬세한 배려를 강조함으로써 제도나 돈에서 인재유지 길을 찾으려 하는 흔한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 모든 것을 헤아리고 위해줄 수 있으려면 진실한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사업이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면 이런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사업에서도 성공하지 않을까?

인재를 사랑하지 않으면 인재가 떠난다는 원제가 의미하듯 이 책은 마치 사랑에 관한 지침서 같다. 곳곳에서 인간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결국 경영 현장에서의 인재유지 기법은 언제 어디서나 사람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가치와 일맥상통함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