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꼬마가 학교 담 밖에 몸을 기댄 채 서 있다. 그 꼬마는 한손에 든 요요를 멀리 던졌다가 다시 잡기도 하고 이리저리 회전을 시키면서 놀고 있다.

지나가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한 아이는 학교 친구들에게 "굉장한 놀이기구를 봤어. 장난감이 알아서 손으로 되돌아와"라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요요는 곧 이 학교 학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는다.

미 요메가가 생산한 장난감 요요는 99년에 '비니 베이비' 인형 다음으로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 장난감으로 기록됐다. 청소년들 사이에 폭발적으로 전파된 입소문 덕분이었다.

핫메일, 닌텐도, 페덱스, 폴라로이드 등 세계적인 히트 브랜드들은 바로 입소문의 위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나일스 소프트웨어 마케팅 담당 이사인 엠마뉴엘 로젠이 쓴 '입소문으로 팔아라'(해냄출판사.원저 The anatomy of buzz)는 입소문의 개념과 구체 적인 마케팅 전략을 풍부한 사례를 곁들여 알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개의 상업 메시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매스미디어의 광고를 대부분 걸러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친구나 가족의 얘기는 귀담아 듣는다. 그만큼 입소문은 우리의 구매의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입소문은 인터넷 등 통신수단의 급격한 발달로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번져나갈 수 있게 돼 더욱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 한다.

이 책은 성공적인 입소문 퍼뜨리기의 전략으로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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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희소성과 신비감으로 자극하라는 것이다.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은 신비스러운 메시지를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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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기대감을 키워라. BMW는 스포츠카인 Z3 로드스터를 영화 '007 골든아이'에 등장시켜 제임스 본드가 탄 차를 자신도 타보고 싶다는 기대감과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셋째, 그들에게 영웅을 주어라.

64년 출시된 포드의 머스탱은 출시된 그 주에 '뉴스위크'와 '타임'의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하지만 단순히 머스탱만 실린 게 아니었다. 그 옆에는 포드의 젊은 사장 리 아이아코카가 더 큰 사진 크기로 자리잡고 있었다. 입소문은 '스타'에 초점을 맞출 때 더 빨리 퍼져나간다.

이 책은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적인 전략을 펼치기에 앞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나는 누구나 인정할만한 품질을 갖추라는 것이다. 상품의 품질은 입소문 전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회사는 이를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으면 안된다.

또 하나는 신뢰성이다. 입소문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채널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특히 동종업계의 경쟁자들로부터 제일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

'입소문으로 팔아라'는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입소문의 실체를 포착해 이를 성공적인 매출 증대로 연결시킬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한 보기 드문 책이다. 탁월한 감각으로 입소문 마케팅을 해부한 이 책은 충분한 '입소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