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적인 기업가치창조는 핵심사업의 확립에 달려 있다
◆ 스핀오프(분사) 기업의 좋은 실적도 핵심사업 집중의 의의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 반대로 경영의 다각화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실적이 저조하다
시장이 날로 성숙해지는 한편, 여러가지 규제들이 완화되어 글로벌 경쟁의 물결이 밀려오는 가운데, 경영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철저히 하는 것만이 생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알려진지 오래다. 실제로 대다수의 일본기업들이 자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재검토 과정에서 최고경영자가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과제가 바로 '자사의 핵심사업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자사의 사업영역이 뚜렷하지 않으면, 유지·강화할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가려내기가 어려워지고 경영자원의 선택과 집중을 실행해 나갈 수 없게 된다.

여기에서는 핵심사업에 대한 집중이 결과적으로 기업가치의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그 중요성에 대해 논해 보기로 하겠다.


지속적 성장의 원천

베인 앤 컴퍼니에서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의 원천을 해명하기 위해 G7 가맹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호주, 일본)의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과거 10년간(1988∼98년)에 걸친 재무데이터를 상세히 조사했다. 여기서는 지속적 성장을, 그 기간 중의 매출과 이익이 모두 5.5%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달성하고, 투자가들의 투자수익(주가상승률+배당)이 자본조달코스트를 웃도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아무리 매출과 이익이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자본코스트를 웃도는 주주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한다면 기업으로서의 지속적 성장을 달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2,000개사 이상의 대상기업 중 연율 5.5%라는 매출성장 기준을 달성한 기업은 전체의 27%이고, 그 기업 중에서 이익성장 기준을 달성한 기업은 전체의 16%에 그친다는 사실이 판명됐다. 더 나아가 매출, 이익 모두 계속적 성장을 달성한 기업 중 자본코스트를 웃도는 주주가치를 창출해낸 기업은 전체의 13%밖에 안됐다.

이런 기업을 '지속적 가치창조기업'이라 부르는데, 이들 기업의 특징을 한층 더 깊이 분석해보면, 핵심사업과의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즉 '지속적 가치창조기업' 중 주도적 지위에 있는 단일 핵심사업을 지닌 기업이 실질적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하고, 복수의 주도적 지위에 있는 핵심사업을 지닌 기업이 17%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복합기업(Conglomerate) 즉 많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지닌 기업의 비율은 5%에 불과했다.

기업에 있어서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싶은 유혹은 수없이 많다. 격변하는 사업환경 속에서 어느 영역이 성장하고 장래의 비즈니스 찬스가 될 것인가를 가려낼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결과적으로 모르는 사이에 사업영역이 확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혹은 기존시장이 성숙됨에 따라 새롭게 성장할만한 신규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많다. 이런 움직임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 기업가치창조의 열쇠는 기존의 핵심사업에서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한번 핵심사업을 바라보고 자사의 전개사업·영역의 능선을 어떻게 정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되는 사실이다.


핵심사업 주력의 전략적 의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창조하고 있는 기업의 대다수는 공통적인 패턴에 따라 성장해왔다. 그 패턴이란 주력하는 사업영역을 가려내고 그곳에 경영자원을 철저히 투입함으로써 주도적 지위를 확립하고, 경쟁기업보다도 항상 앞선 전개를 도모해 나가는 것이다.

기업분할을 실시하기 전까지 복합적 형태의 식품회사였던 펩시에 반해, 코카콜라는 청량음료사업에서 주도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맥주업계에서는, 역시 복합기업의 일부를 구성하는 밀러가 안호이저부시에 뒤지고 있다. PC업계에서는 자사 핵심사업의 꾸준한 진화,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델이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으며, 휴대전화업계에서도 모토롤라나 에릭슨이 다양한 사업전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노키아가 주도적 지위를 견지하고 있다.

다종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 이른바 복합기업 중에서 계속적으로 기업가치창조를 도모하고 있는 유일한 예외는 GE다. GE는 지금까지 유례없는 실적을 남기고 있으며, 과거 수십년을 돌이켜 보더라도 GE와 같은 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몇 년간에 걸친 GE의 창조가치의 대부분은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하는 GE캐피털(금융사업)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핵심사업에 주력하는 것의 전략적 의의는 최근 몇 년간 구미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스핀오프의 사례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다각화된 기업그룹에서 분리된 기업이나 스핀오프된 사업부문이 핵심사업에 대한 주력을 강화시켜, 결과적으로 탁월한 실적을 남기는 사례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뉴욕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브레그먼은 스핀오프한 기업 100개사 이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 91년부터 96년까지 스핀오프한 기업의 연간투자회수율은 37.2%에 달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당시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인덱스에 채용돼 있던 기업의 연간투자회수율은 17.5%에 지나지 않았다.

더 나아가 경영방침으로서는, 핵심사업에 주력하는 것과 대치되는 다각화 경영이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기존에 나와 있는 문헌 중에서 찾아보면, 견고한 단일 혹은 복수 핵심사업에 주력하는 것의 전략적 중요성을 명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87년에 출판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논문에서 마이클 포터는 다각화가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 착안해 미국의 33개 대기업이 50년부터 86년에 걸쳐 실시한 다각화의 역사를 조사했는데, 그 발자취는 결코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새로운 사업을 매수한 기업의 반 이상이 그 사업에서 손을 뗐는데, 매수한 사업이 핵심사업과의 관련성이 낮은 경우 매각한 비율은 무려 75%에 달했다.

격심해지는 경쟁환경 속에서 사업영역의 선택과 집중이 지속적 기업가치창조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하게 사업영역을 정의하고 경영자원을 중점적으로 투입하느냐에 기업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